푸른노트 채우기

푸른노트(Bluenote)에 쓰여지는 사진이야기

Photography Gallery of BLUENOTE 자세히보기

사진집 531

눈 속의 나그네

헤르만 헤세의 '눈 속의 나그네' (에버랜드 입구에서)... 한밤이 골짜기에서 한 시를 울린다 벌거숭이 추운 달이 하늘을 헤메고 있다. 눈과 달빛에 싸인 길을 그림자와 함께 나는 걸어 간다 봄 풀이 파릇한 많을 길을 걸었었다. 따가갑게 내리쬐는 많은 여름 해를 보았다 걸음은 피로에 지치고 머리칼은 하얗다. 아무도 이전의 나를 몰라본다. 야윈 나의 그림자가 피로하여 머물러 선다. 그러나, 기어이 이 길을 다 가고 말 것이다. 흥성한 세계로 나를 끌고 다니던 꿈이 나에게서 손을 뗀다. 이제야 나는 안다, 꿈이 나를 속인것을. 골짜기에서 한밤이 한 시를 울린다. 오, 저 높이에서 달이 아주 싸늘하게 웃는다. 눈이 아주 차갑게 이마와 가슴을 안아준다.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죽음은 포근하다. 헤르만 헤세.

사진집 200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