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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노트(Bluenote)에 쓰여지는 사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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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

미친바람

이천십사년사월십육일 미친바람은미친년 속곳처럼 휘몰라 치더니이제 봄을 맞아 꽃을 피워낸 봄꽃들에게이제 봄을 위해 재잘거리는 봄꽃들에게광풍으로회오리바람으로폭풍으로 몰아세워 그 꽃잎들 모두를 땅위로 내리 꽂아 버리고 말았다.꽃잎들은 순식간에 봄을 잊고 차가운 땅에서 뒹군다 허나,바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모른체 하듯오늘도 마당 한켠에 숨어서 낮잠을 즐긴다.

사진집/LANDSCAPE 2014.05.06

노을 - 기형도

세월호의 참사를 지켜보며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노 을 - 奇亨度 하루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西行하며이미 어둠이 깔리는 燒却場으로 몰려들어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午後 6時의 참혹한 刑量단 한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時間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살아서 빛나는 온갖 象徵을 몰아내고 있다.都市는 곧 活字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速度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冊이 되리라.勝負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午後 6時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두렵지 않은가.밤이면 그림자를 빼앗..

시화집 201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