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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LANDSCAPE

미친바람

하얀묶음 2014. 5. 6. 15:22

이천십사년사월십육일


미친바람은

미친년 속곳처럼 휘몰라 치더니

이제 봄을 맞아 꽃을 피워낸 봄꽃들에게

이제 봄을 위해 재잘거리는 봄꽃들에게

광풍으로

회오리바람으로

폭풍으로 몰아세워


그 꽃잎들 모두를 땅위로 내리 꽂아 버리고 말았다.

꽃잎들은 순식간에 봄을 잊고 차가운 땅에서 뒹군다


허나,

바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른체 하듯

오늘도 마당 한켠에 숨어서 낮잠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