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사이로 희미한 한 자락 햇빛이어린 새의 앞날을 이끌었을까유월의 저무는 숲이돌연 화농의 새소리로 술렁거리고산그늘 스치는 새 날개 끝자락이교목의 잎새마냥 빳빳해진다더없이 따뜻한,더없이 보드라운,죽은 새끼의 날개털 여태 휘날리는텅 빈 둥지 위 노래기 같은 허공을새들은 겨냥한다 미친 듯 선회한다마파람에 불려 문상 온 새떼들까악까악 함께 우짖는다 슬픔을 통해넘어서야 할 禁線이 어디에 있는지찢겨나간 듬성한 날개털 속으로주사 바늘 같은 빗방울 내리 꽂힌다 (김명리/불멸의 샘이 여기있다 중) ** 김명리 시인의 시집을 구하려 이곳 저곳 헤메이다. 그나마 4집 3쇄 증쇄본을 손에 넣었다. 한번, 눈으로 느껴지는 직관적 이해가 어려운 시작들로 구성된 시집이라고 생각하고, 두번, 세번 읽으면서 전해오는 전율들이 치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