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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집

빈자일기/강은교

하얀묶음 2013. 12. 7. 13:44


빈자 일기


모든 존재는 홀로 사라질 수 

없다. 함께 연락함으로써 

비로소 존재는 이루어지고, 드디어 

깊이 사라진다.

- 구걸하는 한 여자를 위한 노래


우리는 언제나 거기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혀와 혀를 불붙게 하며 눈물로 빛과 빛을 싸우게 하며 

다정한 고름 고름 속에 오래 서 있은 허리를 무너지게 하며, 

황사 날아가는 무덤 가장자리에서.


그곳 천정은 불 붙은 태양이었고 바닥은 썩은 이빨의 늪이었다. 


강은교/봄무사중



Japan/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