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기형도 병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시작한 이후, 나는 주어를 잃고 헤매이는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둥에 체해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단단한 몸통 위에,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아아, 노할게 단풍든다. - 기형도 시화집 2014.05.29